[사진출처 = #NZENTREPREN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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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정인호 칼럼니스트]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는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언어 장벽, 신체적 언어와 복장의 차이, 협상 방식에 대한 조건이나 불만을 표현하는 등 전체적인 요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고려 요건들과 문화의 차이로 인해 많은 협상가들은 실수로 중요한 거래를 중단시키거나 상대방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문화의 차이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협상의 방법은 없을까?

가장 먼저 익숙하지 않지만 새로운 환경이나 문화, 협상 방식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특히 상대의 협상가가 자국에 방문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상대 회사의 문화적 특성을 미리 준비하여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무엇을 선호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방문객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015년 파리 기후 회담은 인다바(indaba)라는 남아프리카의 문화적 특성을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회담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남아프리카의 문화적 특성을 미리 준비하여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둘째, 중요한 문제는 별도로 협상해야 한다. 2015년 미국과 이란 핵 협상에서 양국 협상가들은 정치적인 것부터 기술적인 것까지 다양한 문제를 다뤄야 했다. 따지고 보면 중요하지 않은 문제는 없다. 하지만 양측 협상가들은 일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보다 핵물리학의 기술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서 협상하는데 동의했다. 문제를 분리하면 협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질적 문화 간 협상에서 문제와 입장이 구별되지 않을 수 있는 경우 이를 분리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를 얻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통역사의 역할을 간과하지 말라. 상대방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협상에서 엄청난 이점으로 작용된다. 정확한 언어는 지속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열쇠가 되기도 하지만 준비나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상대방 언어로 말하려는 시도는 오해를 낳고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협상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통역사를 옆에 두는 경우가 많다. 통역사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상대방의 중요한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통역할 수 있다. 걸프전 연합 창설을 협상하던 중,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상대방에게 불만을 품고 강제로 수첩을 닫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 바로 그때 통역사는 그에게 기다려달라고 간청했고 그의 간절함이 상대방을 감동시켰다. 협상 당사자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통역사가 없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넷째, 함께 댄스를 춰라. 이질적 문화권의 상대와 협상할 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은 지속적인 관계를 성사시키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기더라도 평판만 훼손할 뿐이다. 미국이 아르헨티나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을 때,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서 다른 손님들은 탱고를 추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사람이 다가와 오바마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 오바마는 재빨리 이를 수락하여 손님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문화를 존중하는 가교역할에 참여하는 이 단순한 행위는 양국 관계에 즉각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협상은 싸워서 나만 이기는 ‘씨름’이 아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댄스’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사진출처=GGL리더십그룹]
[사진출처=GGL리더십그룹]

정인호 칼럼니스트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평론가, 협상전문가로서 현재 GGL리더십그룹 대표로 있으며,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브릿지경제》, 《이코노믹리뷰》, 《KSAM》 등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2,500회 강연을 했으며, 스타트기업 사내외 이사 및 스타트업 전문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인호의 강토꼴’을 8년째 재능 기부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아방그로》를 통해 경영, 리더십, 협상, 예술, 행동심리학 등 통찰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서재에는 반드시 심리학 책이 놓여 있다》,《다시 쓰는 경영학》, 《아티스트 인사이트》, 《언택트 심리학》, 《화가의 통찰법》, 《호모 에고이스트》,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다음은 없다》,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협상의 심리학》, 《HRD 컨설팅 인사이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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