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linkedin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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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정인호 칼럼니스트] 나라간 협상시 상대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상대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협상에 반영하면 더 원활하고 덜 논쟁적인 협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최근 Soroush Aslani, Jimena Ramirez-Marin, Zhaleh Semnani-Azad, Jeanne M. Brett 및 Catherine Tinsley가 하버드 협상 연구 핸드북에 ‘존엄성’, ‘체면’, ‘명예’의 3가지 문화적 차이에 대한 연구를 제시했다.

국가별 문화적 차이는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인구 밀도와 경제적 특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해당 지역의 존엄성, 체면 또는 명예 문화를 발전시켰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존엄성을 중시 여기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 캐나다, 북유럽 등이 해당된다. 이 나라들은 인구밀도가 낮은 농업을 기반으로 사회가 발달했다. 농지가 풍부해지면서 식량생산은 집단적 노력보다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져 타인에 대한 의존보다는 독립성과 자유 의지를 중시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인들이 개별적인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귀납적 생각법도 여기서 파생됐다.

존엄성을 중시여기는 문화권은 격한 감정적 반응을 피하면서 합리적이고 직접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존엄성 문화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법과 시장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구성원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협상에 대한 협력적인 접근 방식을 선호하게 만드는 사고방식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사회에서 나타난다. 강력한 중앙 정부에 의해 집단적인 목표와 조직화된 식량 생산으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농업 지역에서 발달했다. 체면 중시 문화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판을 중시하다. 사람들이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며,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체면을 지키고 조화를 유지하도록 장려한다.

체면을 중시하는 나라와 협상시에는 개별 질문을 통해 직접적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조사하기보다는 교대로 아젠다를 제안하고 서로의 반응을 판단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협상 결과를 도모해야 한다. 특히 이들은 합리성보다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인지능력과 활용능력, 존경과 신뢰의 획득, 상대방 의견 청취 능력, 넓은 안목과 언어표현능력 등의 자질을 갖춘 협상자를 선호한다.

마지막으로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는 중동,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및 남부 유럽 일부 지역이 해당된다. 목축 경제와 낮은 인구 밀도로 밀렵에 취약하고 그것을 방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자신과 가족에 대한 강력한 방어, 명예 규범에 대한 의존, 긴밀한 가족 관계를 촉진하는 특성이 만연하다. 이 문화권의 사람들은 모욕과 갈등을 자신의 지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여기고 심지어 사소한 것들에도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아랍인들은 협상에 대해 전형적으로 감정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또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서 감정적인 호소의 방법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일부 증거에 따르면 명예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배신당할까봐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권 나라와 협상할 때 신뢰를 구축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펴본 바와 같이 국가별 문화를 규정하는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문화가 협상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시대를 맞이하여 외국인 또는 외국기업과 비즈니스 협상, 정부 관료들간의 통상협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보다 효율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는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사진출처=GGL리더십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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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칼럼니스트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평론가, 협상전문가로서 현재 GGL리더십그룹 대표로 있으며,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브릿지경제》, 《이코노믹리뷰》, 《KSAM》 등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200회 강연을 하고 있으며, 스타트기업 사내외 이사 및 스타트업 전문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인호의 강토꼴’을 8년째 재능 기부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아방그로》를 통해 경영, 리더십, 협상, 예술, 행동심리학 등 통찰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서재에는 반드시 심리학 책이 놓여 있다》,《다시 쓰는 경영학》, 《아티스트 인사이트》, 《언택트 심리학》, 《화가의 통찰법》, 《호모 에고이스트》,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다음은 없다》,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협상의 심리학》, 《HRD 컨설팅 인사이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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