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강사신문 남상욱 칼럼니스트] “어때요? 멋있죠?” 가끔 강의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필자의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이런 멘트를 날리면 어김없이 긍정의 답변이 돌아온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 있어서 그나마 멋있게 보이는거예요~” 라고 답변한다. 팩트다. 카메라 없는 내 사진을 보여드렸다면 수강생 분들이 답을 하는데 고민이 많았을거다. 카메라는 그야말로 멋짐의 상징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필자는 요즘 그 멋짐을 포기했다. 사진을 안 찍는다는 건 아니다. 다만 카메라 대신에 스마트폰으로 찍는다. 간지보다 효율을 선택한 것이다.
가볍고 편리함의 맛을 본 뒤로 아무렇지 않게 맨날 들고 다니던 카메라가 너무 크고 무겁게 느껴졌다. 마치 20여년전 디지털카메라를 처음으로 구입한 뒤부터 지금까지 필름 카메라를 한 번도 안 쓴 것처럼. 스마트폰은 어차피 나와 한 몸인 데다 일상에서 찍고 싶은 거의 대부분의 사진을 담아낼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의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다. 편의성 뿐만 아니라 사진의 퀄리티까지 말이다. 심지어 사진 촬영후 바로 해주는 후보정의 능력도 놀라울 정도다. 얼굴필터 설정까지 하면 누구나 셀카 장인이 된다.(우리가 사진을 찍고나서 바로 보는 사진은 이미 카메라가 후보정한 사진이다.)

필자는 특기도 사진이지만 취미도 사진이다. 일상에서 예쁨을 찾고 사진에 담아내는 것을 좋아한다. 피사체가 예쁠 수도 있고 빛이 예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후자다. 처음에는 꽃처럼 피사체 자체의 예쁨을 주로 찍게 되지만 나중에는 빛의 예쁨에 시선이 오래 머물게 된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일상에서 예쁨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동선이 비슷하다. 익숙한 동선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새로움이 곧 낯설음이기에. 우리는 항상 빠른 길을 고집하는 습관이 있다. 이제부턴 빠른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해보자. 좀 돌아가는 길일 수도 있고 좀 많이 느리게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길에서는 수많은 새로움과 예쁨을 만날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좀 더 걸어보자. 아주 천천히 걸으며 평소에는 관심을 주지 않던 것들에 애정을 듬뿍 담아 눈길을 주자. 여기저기서 찍어달라는 예쁨의 아우성이 들릴 것이다.

일상에서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최고의 노하우가 있다. 바로 예쁨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을 찍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예쁨을 그냥 지나치는 건 예쁜 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 사진습관을 갖게 되면 예쁨 옆에 예쁨 친구들이 있음을 발견하는 것은 덤이다.
환상적인 풍경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도 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런 곳은 대부분 멀리 있다. 멀리 있는 드라마틱한 예쁨보다 일상에서 찾는 소소한 예쁨을 발견하는 재미에 맛들이면 사진 찍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이때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남 눈에 예쁨을 찍는게 아니라 내 눈에 예쁜 사진을 찍어야 한다. 책이나 강의에서 알려주는 프레임의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그건 결국 나의 한계를 긋는 것이고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억제하는 철창이 된다. 그냥 마음가는 대로 찍으면 된다. 누가 뭐래도 내 마음에 들면 되고 내 기분이 즐거우면 그만이다. 사진 찍는 것에 흥미를 느끼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사진이 궁금해지고 새로운 시도들을 하게 된다. 꼭 다시 기억하고 습관으로 만들어라.
예쁘면 찍는다. 내 눈에.

칼럼니스트 프로필

남상욱 칼럼니스트는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사진기자를 거쳐 2009년 착한사진연구소를 설립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사진작가까지 30년 넘는 사진 경험을 토대로 20년이 넘도록 “개콘보다 재밌는 (스마트폰)사진강의”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사진강사다.
2005년 인터넷쇼핑몰 판매자에게 “상품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워크숍, 직원역량강화, 신입사원교육, 사내외 기자단들을 위한 힐링, 홍보, 판매 등을 목적으로 연간 200회 이상의 스마트폰 사진강의를 진행 중이다.
대학교 2학년 재학 중 피아니스트 이루마 1집 자켓촬영을 하며 상업사진작가로 데뷔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2014년부터 박술녀한복의 전속 포토그래퍼로 패션쇼, 화보, 제품, 각종 행사촬영을 11년째하고 있다. KBS 6시내고향 사진작가 리포터 외 다양한 방송활동을 경험했다. 현재 한국강사신문 사진기자로도 활동 중이다.
주요저서로는 <포토테라피>, <파워블로그의 사진촬영+보정비법>, <매출이 쑥쑥 올라가는 인터넷쇼핑몰 상품사진 촬영테크닉> 외 다수다. 사진잡지 포토닷에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진강의>로 50회 연재를 마감하고 지금은 <캘토그라피> 작품으로 연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