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만나는 인공지능의 지혜로운 활용 방안 찾기

명확성과 구체성의 원칙 [사진출처=뤼튼에서 그림]
명확성과 구체성의 원칙 [사진출처=뤼튼에서 그림]

[한국강사신문 이용호 칼럼니스트] AI가 일상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검색, 글쓰기, 번역, 기획, 코딩까지 손만 뻗으면 챗봇이 곁에서 돕는다. 덕분에 사람들은 어려운 웹앱이나 프로그램 개발에서도 점점 “직접 코드를 짜는 시대”를 지나 “프롬프트로 대화하며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를 흔히 바이브 코딩이라고 부른다.

바이브 코딩 시대를 맞아 프롬프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한번이라도 자연어로 코딩을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본인이 의도와 달리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을 때 프롬프트의 중요성의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약 3년간 프롬프트에 대해 고민해오면서 만난 65개의 원칙들을 분석하여 7개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황금키들은 다음과 같다

1. 명확성과 구체성 (Clarity and Specificity)

2. 구조화와 구분자 사용 (Structure and Delimiters)

3. 역할 부여와 페르소나 설정 (Role Assignment)

4. 예시 제공 (Few-shot Prompting)

5. 맥락 제공 (Context Provision)

6. 출력 형식 지정 (Output Format Specification)

7. 단계적 사고 유도 (Chain-of-Thought)

앞으로 이 황금키들을 주제로 연작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자 첫 번째 황금키는 ‘명확성과 구체성’이다.

AI는 사람처럼 눈빛이나 억양을 읽어내지 못한다. 농담인지 진담인지도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 오직 입력된 글자와 문맥을 근거로 답을 구성한다. 따라서 사람이 막연하게 질문하면, AI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돌려보다가 애매한 결론을 제시한다. 반대로 조건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원하는 답에 훨씬 가까워진다.

가령 누군가 AI에게 “여행 계획 세워줘”라고만 한다면, 이건 마치 지도도 없이 “어딘가 좋은 데 추천해줘”라고 묻는 것과 같다. AI는 해외여행, 국내여행, 당일치기, 일주일 일정 등 무수한 가능성을 동시에 떠올린다. 그래서 결과도 모호하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성인 두 명이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간다.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누고, 전통 음식점 최소 두 곳을 포함하라. 이동 시간도 고려해 달라.” 이 요청은 처음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이제 AI는 무작정 추측하지 않고,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일정을 짜낸다.

이 차이는 단순한 예시가 아니다. 학업, 업무, 생활 어디에서든 적용된다. “보고서 작성해줘”라는 모호한 지시는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기 쉽다. 하지만 “20대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 화장품 마케팅 보고서를, 발표용 PPT 요약 형식으로 다섯 항목만 정리해 달라”고 하면, 출력물은 곧장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적합해진다. 결국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출발점은 “AI가 추측하지 않도록 내가 원하는 것을 직접 안내한다”는 원칙이다.

이때 반드시 챙겨야 할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목적이다. 왜 이 답을 필요로 하는지 밝혀야 한다. 학습용인지, 고객 설명용인지, 내부 검토용인지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청중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할 때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할 때 설명 수준이 다르다. 셋째, 길이다. 간단히 200자 요약이 필요한지, 보고서 3장이 필요한지 명시해야 한다. 넷째, 형식이다. 문단으로 풀어쓸지, 표나 리스트로 나열할지 지정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톤이다. 친근하게 쓸지, 전문가답게 쓸지, 격식 있는 말투로 쓸지에 따라 읽는 사람이 받는 인상이 달라진다.

건강 관리법을 묻는 예시를 보자. “건강 관리법 알려줘”라고 하면 AI는 일반적인 운동, 식습관, 수면 이야기를 나열한다. 하지만 “40대 직장인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와 수면 개선 생활 습관 5가지를 표 형식으로 정리해줘”라고 하면 훨씬 실질적인 답을 얻게 된다. 나이나 직업, 원하는 효과, 개수, 형식까지 제시했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흔히 빠지는 함정도 있다. 첫째, 지나치게 추상적인 요청이다. “좋은 글 써줘”라는 말은 AI에게 아무 기준도 주지 않는다. 둘째, 필수 조건을 빼먹는 경우다. 청중이나 형식을 지정하지 않으면 방향이 빗나간다. 셋째, 모순된 요구를 하는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아주 자세하게” 같은 조건은 AI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AI와의 대화는 결국 통역의 문제다. 인간의 머릿속에 있는 의도를 글자로 풀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모호함이 섞이면 기계는 추측에 의존하고, 그만큼 결과도 불완전해진다. 반면 요구 사항을 조목조목 짚어주면, AI는 그 경계 안에서 최적의 답을 내놓는다.

명확성과 구체성은 단순한 기술적 요령이 아니다. 이 원칙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바이브 코딩 시대에는 코드를 직접 짜는 대신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능력이 핵심 역량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이 공부할 때, 직장인이 보고서를 작성할 때, 창작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모두 질문의 질이 답의 질을 결정한다. 결국 AI 활용 능력은 얼마나 잘 묻는가로 가늠된다.

첫 번째 황금키는 그래서 출발점이자 기준점이다. 질문을 제대로 만드는 습관만 길러도, AI는 훨씬 강력한 동료가 된다. 지금까지 무심코 했던 막연한 요청을 떠올려보자. 그 자리에 목적, 청중, 길이, 형식, 톤을 채워 넣어 보라. 그러면 AI의 답이 달라지고, 그 변화는 곧바로 나의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두 번째 황금키인 '구조화와 구분자 사용'을 다룬다. 질문의 뼈대를 세우고 구획을 나누는 원칙이 또 다른 도약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명확성과 구체성으로 길을 연 지금, 그 위에 견고한 구조를 세울 준비가 되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용호 칼럼니스트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칼럼니스트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40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