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만나는 인공지능의 지혜로운 활용 방안 찾기

[ 맥락제공 개념도, 출처 : Gemini]
[ 맥락제공 개념도, 출처 : Gemini]

[한국강사신문 이용호 칼럼니스트] AI를 내 상황 전문가로 만드는 맥락 제공 기술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좋은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AI의 답변이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경우 말이다. 회사 내부용 보고서를 요청했는데 외부 고객용 자료가 나오거나, 초보자를 위한 설명을 부탁했는데 전문가 수준의 어려운 내용이 나오는 식이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단순하다. AI는 아무리 똑똑해도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AI는 마치 갑자기 대화 중간에 끼어든 사람과 같다. 앞뒤 맥락을 모르니까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한 답변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반적인 답변이 아니라 우리 상황에 딱 맞는 맞춤형 해답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맥락 제공이다.

맥락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간단하다. 현재 상황을 AI에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마치 새로 온 직원에게 회사 상황을 브리핑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맥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배경 정보다. 어떤 회사인지, 어떤 프로젝트인지, 현재 어떤 단계인지 같은 기본 정보다. 둘째는 상황 맥락이다. 지금 처한 특별한 상황이나 제약 조건들이다. 셋째는 사용 목적이다. 만들어진 결과물을 언제, 어디서, 누가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다.

구체적인 예시로 살펴보자.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AI는 일반적인 회사 소개 자료를 만들 것이다. 하지만 맥락을 제공하면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2년차 푸드테크 스타트업이고, 다음 달 투자자 미팅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필요해. 지금까지 월 매출 3천만원을 달성했고, 시리즈A 투자 유치가 목표야"라고 말하면 어떨까. AI는 이제 시장 규모, 경쟁 우위, 수익 모델, 성장 전략 같은 투자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핵심 내용으로 자료를 구성할 것이다.

그렇다고 맥락을 많이 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AI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핵심은 "충분하지만 과하지 않게" 제공하는 것이다. 필요한 맥락은 결과물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보, 톤이나 스타일을 결정하는 요소, 제약 조건이나 요구사항, 대상 독자의 특성이다. 반대로 작업과 무관한 개인사, 너무 세세한 배경 설명, 이미 명확한 일반상식, 감정적 표현은 불필요하다.

상황별로 필요한 맥락도 다르다. 비즈니스 문서를 만들 때는 회사 현황, 대상 독자, 사용 목적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내 구조조정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CEO 메시지"라고 하면, AI는 위로와 격려, 미래 비전을 담은 내용으로 구성할 것이다. 교육 자료를 만들 때는 학습자 수준, 학습 환경, 사용 가능한 도구가 핵심이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중학생 화학 수업이고, 실험 도구는 사용할 수 없어"라고 하면 AI는 시각 자료와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수업 계획을 만들어줄 것이다.

맥락을 구조화해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작정 나열하기보다는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개요, 현재 상황, 목표와 요구사항, 제약 조건, 성공 기준 순으로 정리하면 AI가 이해하기 쉽다. 또한 5W1H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가 사용할 것인지,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언제 사용할 것인지, 어디서 사용할 것인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면 된다.

맥락 제공할 때 자주 하는 실수들도 있다. 첫 번째는 AI가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아시겠지만 우리 회사 상황은"처럼 시작하면 안 된다. AI는 당신의 상황을 전혀 모른다. 두 번째는 감정적 표현을 맥락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정말 급해요", "꼭 성공해야 해요" 같은 말은 압박일 뿐 맥락이 아니다. 세 번째는 모순되는 요구사항을 동시에 제시하는 것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저렴하게"처럼 상충되는 조건을 함께 주면 AI가 혼란스러워한다.

실제로 맥락 제공을 연습해보자. 유튜브 채널 소개 영상 스크립트를 요청한다고 가정해보자. 맥락 없이 "유튜브 소개 영상 스크립트 만들어줘"라고 하면 뻔한 자기소개 영상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IT 리뷰 채널을 시작하는데, 얼굴 공개는 불가능하고, 주 타겟은 20-30대 직장인이야. 실용적인 가젯과 앱 리뷰가 주 콘텐츠고, 전문적이지만 친근한 톤을 원해"라고 맥락을 제공하면 어떨까. AI는 목소리나 화면 구성에 신경 쓰면서도 타겟 시청자층에 맞는 전략적인 소개 영상 스크립트를 만들어줄 것이다.

맥락 제공은 AI와의 진정한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충분하면서도 간결한 맥락을 제공하면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는 파트너가 되어준다. 이것이야말로 AI 시대에 꼭 필요한 소통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연락 칼럼에서 소개하는 7개의 황금키 목록은 아래와 같다

1. 명확성과 구체성 (Clarity and Specificity)

2. 구조화와 구분자 사용 (Structure and Delimiters)

3. 역할 부여와 페르소나 설정 (Role Assignment)

4. 예시 제공 (Few-shot Prompting)

5. 맥락 제공 (Context Provision)

6. 출력 형식 지정 (Output Format Specification)

7. 단계적 사고 유도 (Chain-of-Thought)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용호 칼럼니스트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칼럼니스트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40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를 이용한 AI 자동화”,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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