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트렌드 2026』 특강 및 출간기념회, 10월 31일(금) 오후 2시, 전쟁기념관

[한국강사신문 장한별 칼럼니스트] 요즘 직장은 꼭 한 공간에 모여 같은 시간을 보내는 곳만은 아니다. 어떤 날은 모두가 사무실에 모이고, 또 어떤 날은 각자 다른 공간에서 화면을 마주한 채 일한다. 이렇게 대면과 비대면이 섞인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은 일의 자율성과 효율을 높였지만, 동시에 소통의 새로운 고민을 안겼다.
예전에는 한 공간에서 눈을 마주치고 미묘한 표정과 몸짓, 목소리의 높낮이 같은 비언어적 신호들이 자연스럽게 말의 빈칸을 채워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대화가 텍스트와 화면을 통해 오가면서 말에 담긴 정보는 흐려지고, 감정의 온기는 빠져나간다. 대화는 있었는데 서로의 이해는 어긋나고, 일은 자꾸 멈춘다.
이제 중요한 건 말의 양이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하느냐가 결정적이다. 그 핵심에는 두 가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신호가 있다. 바로 ‘인포시그널(정보 신호)’과 ‘에모시그널(감정 신호)’이다. 인포시그널은 일을 움직이게 만들고, 에모시그널은 사람을 머물게 만든다. 이 두 가지는 하이브리드 시대의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양 날개의 역할을 한다.
인포시그널(InfoSignal)은 한마디로 말해 상대가 한 번에 이해하고 바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소통 방식이다. 대면 회의에서는 눈빛과 손짓, 표정, 목소리 톤이 말의 빈칸을 메워준다. 하지만 비대면 환경에서는 이런 단서가 사라져, 문장 자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말이 조금만 모호해도 의도가 흐려지고, 일은 멈춘다.
예를 들어 “보고서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에는 수많은 빈칸이 있다. 어떤 보고서인지, 어느 범위까지 작성해야 하는지, 왜 필요한지 알 수 없다. 반면 “다음 주 팀 회의에서 사용할 자료인데, 지난 분기 고객 이탈 현황을 간단히 정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자료는 공유폴더에 있어요.”라고 말하면 다르다.
이 문장에는 무엇을, 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가 담겨 있다. 상대는 다시 묻지 않고 곧바로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이 인포시그널이다. 핵심 목적을 먼저 밝히고, 구체적인 범위나 기준을 설명하며, 상대가 추가 설명 없이도 바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인포시그널은 단순한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복도 대화나 즉석 회의가 사라진 상황에서, 업무의 흐름과 각자의 역할, 왜 이 일이 중요한지를 분명히 설명해주는 일은 소속감과 신뢰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명확한 정보는 서로를 존중한다는 신호가 되고, 그 신호가 이어질 때 팀은 비로소 하나로 움직인다.
반면 에모시그널(EmoSignal)은 정보에 감정과 배려를 더해 관계를 이어주는 소통 방식이다. 디지털 대화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감정이다. 표정과 눈빛, 목소리의 온기가 빠진 문장은 쉽게 차갑게 들리고, 때로는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예를 들어 “오늘 중으로 처리해주세요”라는 말은 정보로는 정확하지만 무심한 명령처럼 느껴질 수 있다. 반면 “바쁘시겠지만 오늘 중으로 가능하실까요? 늘 꼼꼼히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도 마음의 거리감은 줄어든다. 에모시그널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메시지의 시작에 상대의 상황을 배려하는 한마디, 본문에 노고를 인정하거나 수고를 덜려는 마음, 마무리에 감사와 신뢰를 전하는 짧은 문장만으로 충분하다. 회의 후 남기는 따뜻한 한 줄, 메신저에 찍는 작은 이모지 하나도 에모시그널이다. 이런 신호가 오갈 때 사람들은 방어심리를 내려놓고, 협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갈등이 생겨도 감정의 연결이 남아 있다면 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덜 걸린다. 에모시그널은 일을 ‘시키는’ 기술이 아니다. 함께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다. 감정의 신호가 살아 있어야 비로소 협업이 지속된다.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는 인포시그널과 에모시그널이 둘 다 있어야 한다. 정보만 있고 감정이 없으면 메시지는 차갑게 느껴져 협력 의지가 약해지고, 감정만 있고 정보가 없으면 따뜻하지만 실행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소통은 정보의 구조와 감정의 온도가 함께 담긴 말이다.
먼저 핵심 정보와 목적을 제시해 상대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게 하고, 이어서 왜 중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며 맥락을 만든 뒤, 마지막으로 공감과 배려를 담은 말로 마무리하면 된다. 그러면 상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하고 싶어지는 마음까지 얻게 된다.
하이브리드 시대의 소통은 말재주가 아니라 설계의 힘이다. 정보는 명확하게, 감정은 따뜻하게 설계하는 것. 이 두 신호가 함께 흐를 때,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함께 일할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일은 인포시그널로 움직이고, 사람은 에모시그널로 머문다. 이것이 하이브리드 시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값이다.
※ 자세한 내용은 『강의 트렌드 2026』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장한별 칼럼니스트는 프로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자 『내 인생은 도대체 왜 이럴까?』, 『기적의 7초 고객 서비스』,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2020』, 『강의 트렌드 2026』의 저자다. 현재 커뮤니케이션 강의, 대인관계 강의, 갈등관리 강의, 감정 및 스트레스관리 강의, 비즈니스 매너 강의, 고객만족 강의 등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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