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태현 칼럼니스트]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런 수업을 해 줄 수 있나요?”

이 질문은 강사 동료뿐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헌신해 오신 선생님들께서도 종종 물으셨다. 많은 교육자를 봤지만 내 수업은 ‘특별하다’는 반응을 자주 듣는다. 아이들도 신기해하고, 학교 선생님들도 놀란다.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수업의 모든 디테일을 신경 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퍼포먼스’다.

아무리 알찬 교육 내용이라도 ‘겉포장’이 재미없으면 아이들은 수업 시작 때부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재미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퍼포먼스는 필수다. 나의 퍼포먼스를 가능하게 한 힘은 과거 경험에서 나왔다. 라디오 DJ로서 음악을 선곡했던 경험, 행사 전문 MC로서 레크리에이션과 게임을 진행했던 경험, 수많은 인터뷰 속에서 순발력 있게 멘트를 던졌던 경험이 지금의 수업 스타일을 만들어 주었다.

프리랜서 강사로서 여러 교육회사와 협업하던 시절, 나는 각각의 교안들을 살펴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이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이렇게 강의하는 게 정말 아이들을 위한 수업이 맞는 걸까?”

대부분의 교안은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본 틀은 지키되 전달 방식을 바꿔 나만의 양념을 치기 시작했다. 반응은 즉시 달라졌다. 수업 시간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아~” 하는 리액션이 터져 나왔다, 교실의 공기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퍼포먼스는 단순한 꾸밈이 아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다.

오늘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퍼포먼스, 음악 · 상담 · 액티비티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음악의 힘

첫 번째는 음악이다. 많은 교사와 학부모는 음악의 힘을 과소평가한다. 심지어 수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음악치료가 왜 존재하겠는가. 음악은 언어 · 시대 · 문화를 넘어 감정을 어루만진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음악을 들을 때 우리 뇌에서는 알파파가 발생하며, 이는 심신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음악 감상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엔도르핀 분비와 더불어,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의 조절에도 관여하여 감정 조절에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쾌락과 관련된 도파민의 분비도 유도해 기쁨과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즉, 교사가 닿기 어려운 영역을 음악이 건드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K-POP이 전 세계를 흔들 수 있는 이유도 음악의 힘 때문 아닌가. 외국인들이 한국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가사를 전혀 몰라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또 요즘 청소년들이 최신 유행곡보다 80~90년대 가요를 찾아 들으며 “요즘 노래에는 이런 감성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음악은 시대와 언어를 초월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교육자가 이 힘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손해다.

나는 이런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음악을 수업에서 세 단계로 활용한다.

① 수업 전, ② 수업 중간, ③ 수업 마무리.

왜 이렇게 많이 사용할까? 좋은 양념은 아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① 수업 전

수업 전에 음악을 틀면 긴장과 어색함이 풀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행곡이나 신나는 노래를 배경으로 깔면, 아이들은 저절로 흥얼거리며 리듬을 탄다. 아이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들기 시작하면 교실의 공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는 일종의 ‘스트레칭 효과’다. 몸을 풀듯, 음악으로 마음을 푸는 것이다. 수업 전 정적을 깨기 어려운 교육자라면 꼭 수업 전에 노래를 틀어 볼 것을 추천한다. 노래가 아이들과 당신 사이에 어색함을 대신 풀어 줄 것이다.

② 수업 중간

수업 중간에는 음악이 단순히 분위기를 바꾸는 것을 넘어, 학습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게 만든다. 예컨대 TV 프로그램에서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영상 편지’ 남기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 대부분 이루마의 노래가 깔린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배경 음악이 없을 때는 그저 멋쩍은 편지일 뿐이지만, 음악이 흐르면 화자도 청자도 감정에 젖어 몰입하게 된다. 교육자는 바로 이 지점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소통 기술을 가르칠 때 ‘아이 컨택 훈련’을 시킨다. 10초 동안 웃지 말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라는 미션을 준다. 이때 배경 음악으로 러브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틀면 어떻게 될까? 지금 이 칼럼을 읽는 당신도 한 번 이 음악을 틀어 보라. 누군가를 마주 보고 있다고 상상하면, 아마 웃음을 참기 어려울 것이다.

음악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게 되면 훈련을 놀이로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놀이와 같은 수업에 몰입하게 되고, 그 몰입 속에서 오늘의 교육 내용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음악이 수업을 재미로 전환시키는 순간이다.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나는 자기주도학습을 교육하면, 주로 공부법을 알려 준다. 단순히 공부법만 알려 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그것을 실제로 실습하고 활용해 보도록 돕는다. 이때 ‘음악’을 활용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보통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들의 뇌를 쓰게 하는 데만 집중한다. 생각하게 만들고, 문제를 풀게 하고,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게 한다. 하지만 뇌는 ‘쓰기만’ 한다고 해서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쉬게도 해 줘야 한다.

“쉬는 시간이 있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것만으로 정말 충분할까? 당신은 10분의 쉬는 시간으로 충분히 회복되는가? 게다가 어떤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놓지 못한다. 그렇다면 교육자가 의도적으로 ‘쉼’을 설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때 음악은 훌륭한 도구가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법을 알려주고 잠시 눈을 감게 한다. 그리고 심호흡을 3~4번 정도 하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지막 호흡을 뱉을 때쯤 유튜브에서 스타벅스 매장 음악을 튼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최면을 건다. “자, 얘들아 슬슬 커피 냄새가 올라온다.~” 그리고는 성대모사를 한다. “A-17번 손님~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그러면 하나 둘 웃음이 터지기 시작한다.

이후 아이들에게 눈을 뜨게 한 다음 여기는 이제 교실이 아니라 스타벅스라고 이야기해 준다. 너희들은 이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에서 ‘카공’(카페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상황극을 시작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펜 잡는 자세부터가 달라진다. 자, 어떤가? 음악으로 수업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 음악 없이 스타벅스 같은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면, 교실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학생들에게 커피를 사 줘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음악과 상상력만으로 교실은 카페로 바뀌었다. 이게 음악의 힘이다. 

교육자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연출가다.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몰입도와 태도가 달라진다.

③ 수업 마무리

수업 마무리에도 음악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주로 6교시 수업 또는 2일의 수업을 하다 보니 항상 마지막에 만족도 조사와 소감문 작성 시간이 있다. 나는 그때 함께 수고한 아이들에게 나의 마음이 가사로 담긴 노래를 틀어 주는데 주로 ‘수고했어 오늘도’, ‘예뻤어’, ‘사랑스러워’ 같은 곡들을 튼다. 오늘 고생한 너희들에게 쌤이 해 주고 싶은 말을 노래로 틀어 주겠다고 이야기하고 노래를 틀면 아이들은 빵 터지며 좋아한다.

왜냐하면 틀자마자 나오는 노래 첫 가사가 “워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워~”이기 때문이다. 또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노랫말을 들으며 위로받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데이식스의 예뻤어를 같이 떼창을 한다. 그러면 그날 우리의 교실은 콘서트장이 된다. 너무 멋지고 낭만 있지 않은가? 그날 내가 한 수업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기억이 아닌 추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교육자라면 이제부터 수업을 준비할 때 스스로를 공연 연출가라고 생각하라.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열광시킬 수 있고,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무르익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활용해 수업을 하나의 공연으로 만들어라.

나는 실제로 계절, 날씨, 시간대, 대상, 나이에 맞게 그날의 수업에 사용할 음악을 세 시간 가까이 들여 고른다. 같은 교안을 가지고 수업해도 각 학교, 각 학년, 매 수업마다 선곡은 달라진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음악 한 곡이 수업의 공기를 바꾼다. 그날의 온도, 습도, 분위기는 음악에 달려있다.

2. 상담의 힘

두 번째는 상담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관계 형성이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아이들과의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종종 이 핵심을 간과하고, 그저 자기 이야기를 하고 떠나는 교육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교육자에게 아이들은 단순한 ‘청중’일 뿐이다.

진정한 교육자는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공간을 자신의 상담실로 생각해야 한다. 쉬는 시간에는 아이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상황과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마치 개별 상담을 하듯이 말이다. 교육자는 아이들의 현재 환경과 욕구를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이를 수업 내용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 진로·진학 캠프를 진행할 때 학교에 출강하면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묻는다.

“혹시 진학하고 싶은 학교가 있니?”

“목표가 무엇이니?”

이 질문을 통해 나는 지금 당장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미 자신의 목표와 계획이 뚜렷한 학생을 만났다면, 그 목표를 더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할 것이고, 반대로 아무 계획이 없고 방향을 몰라 망설이는 학생을 만났다면, 입시 체계를 설명하고 학교생활 가이드와 진로 탐색 방법을 알려 주어 첫걸음을 떼게 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 교육일 것이다.

단순히 아이들과 친해졌다고 해서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이 아니다. 몇 마디 대화하고, 사진 찍고, 선물을 받으며 친해졌다고 만족하는 것은 사실 동네 친한 언니·오빠 역할에 불과하다. 교육자라면, 아이가 진정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그날 발견한 아이의 욕구에 맞는 내용을 수업을 통해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적으로 아이들을 파악했다면 집단 상담의 개념도 생각해야 한다. 나는 수업을 진행할 때 학교 측에 미리 양해를 구해 수업을 하는 교실에 학교 선생님이 상주하지 않도록 부탁을 드린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상담의 원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상담할 때 제3자가 개입하지 않는 것처럼 그날 하루의 수업은 나와 아이들의 상담 시간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누군가의 존재감이 교육의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종종 선생님이 수업을 참관하거나 규칙상 수업에 들어오셔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자신의 변화하고 싶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도 페르소나가 존재한다. 담임 선생님 앞에서 굳어진 나의 모습이 아이들의 ‘표준화된 자기’가 되는 것이다.

이때 교육자가 주의해야 할 세 마리의 개가 있다. 나는 이전 칼럼에서 이를 ‘선입견’, ‘편견’, ‘참견’이라고 불렀다.

교육 현장에서 최악의 경우는, 선생님이 상주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수업 중 참견까지 하는 경우다. 이때 아이들은 억눌린 채로 수업에 참여하게 되고, 교육 효과는 뚝 떨어지게 된다.

교사 입장에서 수업 내용과 아이들의 반응이 정말 궁금하다면, 복도에서 조용히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수업을 하는 교실은 교육자와 아이 사이의 상담 공간과 같다. 교실에 제3자는 없을수록 좋다.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수업 목표를 함께 달성하도록 돕는 코치를 제외하고는 사실 없어야만 한다. 제3자의 존재는 아이들의 상담 시간에 방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로 나는 수업 시작 전 아이들의 어색함을 풀어 주는 액티비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내가 출강한 모든 학교에서 시도했고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딱 한 번, 반응이 잘 나오지 않았던 반이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담임 선생님이 교실 뒤에서 아이들을 떡 하니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선생님은 아이들이 밝은 반응을 보이면 즉각적으로 통제하던 분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어느 순간 선생님의 반응에 나까지 무서워져 특별히 양해를 구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 이후 양해를 얻어 나의 방식으로 수업을 리드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교육자라면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의 존재가 아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상담은 교육의 근본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며, 안전한 공간에서 그들을 지원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교육자가 기억해야할 두번째 키워드다.

3. 액티비티의 힘

세 번째는 액티비티이다. 교육 현장에서 액티비티는 다양한 형태로 나눌 수 있다. PBL, 협동학습, 문제 기반 학습, 액션러닝 등, 아이들이 직접 실습하고 당일 배운 이론을 체험하며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게 만드는 것이 액티비티의 큰 교육 효과다.

실제로 박선향·윤혜림(2025)의 연구에서도 PBL 기반 혁신교수법이 학생들의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모두를 향상시키고, 수업 만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임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즉,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활동이 학습 성과와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검증된 액티비티를 활용하고 여기에 ‘프레임 아웃’ 기법을 더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선, 액티비티는 단순히 활동지 작성 정도로 생각하면 안 된다. 아이들은 반드시 몸을 써야 한다. 입을 사용하든, 손을 사용하든, 전신을 사용하든, 직접 움직이면서 실천해 봐야 한다. 나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에서 검증된 액티비티와 기법을 다수 활용하며,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한다.

어떤 액티비티를 해야 할지 걱정된다면 인터넷에 이미 수많은 검증된 자료가 있다. 먼저는 그 자료들을 잘 활용해보기를 바란다. 그것만 활용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나는 한 발 더 나아가 ‘프레임 아웃’ 기법을 추천한다. 프레임 아웃이란 아이들을 프레임에 가둬 두고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 주는 기법이다.

쉽게 말해, “노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게 공부 방법이었어?”라고 깨닫게 해 주는 전략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했던 게임, 액티비티가 공부법, 진로 탐색법, 자기소개·면접법, 리더십 교육 등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그날의 학습에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다.

나 같은 경우, 액티비티를 진행할 때는 월드컵 경기처럼 진행을 한다. 분위기가 달아오를 때는 경쟁 구도를 활용해 팀을 응원하게 하고, 점수 결과가 나왔을 때는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상대 팀을 격려하게도 해 준다. 마치 2002 월드컵의 열정과 응원처럼, 수업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기에 ‘붉은 악마’ 음악까지 곁들이면 말 그대로 축제가 된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프레임 아웃을 적용한다. “얘들아, 너무 고생 많았다! 고생한 서로에게 박수를!” 그리고 덧붙인다. “그런데 그거 알아? 방금 우리가 한 게 사실은 공부였어.” 그러면 아이들은 감탄한다. 그리고 ‘아,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였구나!’ 하며 체득한다.

특히 진로 교육에서는 아이들에게 “오늘 진로 교육할 거야”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반감을 사기 쉽다. 초등학생조차도 ‘진로’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 지겨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진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프레임 아웃이다. 진로 교육임을 굳이 알리지 않고, 그냥 그 시간을 재미있게 활동하는 시간으로 만든다.

나는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스토리텔링 밸런스 게임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몰입하며 각자의 취향대로 답을 이야기하고, 난이도와 스토리가 점점 어려워진다. 아이들은 점점 분위기를 타고 끝내 열광한다. 게임이 끝난 후, 나는 “얘들아, 방금 우리가 한 게 뭐였지?” 하고 묻는다. 아이들은 “밸런스 게임이요!”라고 답하지만, 사실은 진로 탐색 방법을 경험한 것이다. 그 순간 아이들은 말이 아니라 몸과 경험을 통해 학습 내용을 체득하게 된다.

박선향·윤혜림(2025) 연구에서도 학생 퍼실리테이터 활용,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 경험학습 사이클 적용 등이 학습 성과 향상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듯, 직접 체험하는 액티비티는 학습 효과와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 전략임이 입증되었다. 단순히 활동을 즐기는 수준을 넘어, 교육 내용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하도록 설계된 체험형 학습이 중요하다.

교육자는 액티비티를 단순히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목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학생들의 몰입과 성취를 이끌어내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오늘부터 프레임 아웃과 경험 중심 액티비티를 적극 활용하자. 이렇게 할 때, 아이들은 더 깊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마치며:

교실 안에서 음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과 필요를 이해하며, 액티비티로 직접 체험하게 할 때, 아이들은 흥미와 몰입 속에서 학습 내용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한다.

결국, 교육자의 세심한 퍼포먼스와 체계적인 활동 설계가 아이들의 몰입과 성장을 이끈다. 교실을 공연장과 상담실, 실험실이 결합된 공간으로 만들고, 프레임 아웃과 경험 중심 액티비티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아이들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는 진짜 배움을 얻는다.

교육자는 결국 연출가, 상담가, 월드컵 중계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교육자의 퍼포먼스가 수업의 흥미를 이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김태현 칼럼니스트는 진로와 자기주도학습, 리더십 분야에서 활동 중인 청소년 교육 전문가이자, 청소년 성장의 방향을 제시하는 커리큘럼 디자이너다. 교육 현장에서 '기린쌤'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게 불리며, 눈높이를 맞춘 소통과 따뜻한 메시지로 청소년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이라는 이른 시기부터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탐색한 그는 라디오 DJ, 최연소 행사 전문 MC, 유튜브 크리에이터,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 경험을 통해 꿈을 현실로 바꾸는 도전의 과정을 실천해 왔다. 이 같은 개인의 성장 여정을 바탕으로, 현재는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진로와 학습의 본질, 자신만의 길을 설계하는 법을 전하고 있다.

다이나믹스쿨 전임 강사이자, 사단법인 한국청소년육성회 남대문지구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아우르는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진로, 자기주도학습, 리더십을 주제로 활발히 강의하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교육이 놓치기 쉬운 본질을 지키되, AI와 같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미래형 교육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학생들이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태현 칼럼니스트는 『김태현의 10대 교육』 코너를 통해 청소년들이 겪는 학습 불안, 진로 불안, 비교 불안 등 실제 교육 현장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교사, 학부모, 교육 관계자들에게 날카로운 통찰과 실천 가능한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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