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움직일수록 건강해진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 몸은 가만히 있으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어떨까? 버튼 하나, 터치 한 번이면 모든 게 해결되는 너무나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편리함이 누적되면서 우리 몸은 점점 퇴화하고 병들어가고 있다.

우리 몸은 수십만 년 동안 사냥하고 채집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며 진화해 왔다. 사자가 나타나면 전력을 다해 뛰어서 피하고 도망가고, 먹을 것을 구하려면 산과 들판에서 사냥하며 바삐 움직여야 했다. 살기 위해서는 몸을 써야 했다. 우리 몸 유전자 속에는 '움직임'이 아주 깊숙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움직일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할까?

지금은 어떤가? 사자 대신 회사 상사나 보기 싫은 사람이 나타나도 먹을 것은 배달 앱 하나면 뚝딱이다. 돈만 있으면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굶어 죽을 일이 없어졌다. 몸을 쓸 일이 거의 없어진 현실에 살고 있다. 우리 몸은 아직도 “움직여야 하는 몸”인데, 세상은 “가만히 있어도 되는 세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우리 몸은 현대 사회의 엄청난 변화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진화하지 못했다. 이 간극에서 수많은 질병이 생겨나는 것이다. 마치, 구형 컴퓨터에 최신 게임을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에너지를 사용하고 움직여야 사는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오작동하는 것이다.

오래 앉아 있기만 하면 몸이 망가진다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고, 때로는 아침식사를 못하고 허겁지겁 출근하고 앉아서 컴퓨터만 쳐다본다. 저녁엔 또 앉아서 밥 먹고 TV 보다가 잠드는 모습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다. 몸은 힘을 쓰는 신체활동보다 머리만 풀가동되는 생활의 연속이다.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가벼운 움직임만으로 두뇌만 혹사시키다 보면 어떻게 될까? “아, 주인님은 몸을 쓸 일이 없나 보네?”하고는 점점 퇴화하기 시작한다.

용불용설(用不用說) 즉,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발전하고 안 쓰는 기관은 퇴화한다, 몸은 쓸수록 좋아진다는 개념과는 반대로 가는 것이다. 몸을 사용하는 꾸준한 신체활동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3가지 질환을 예를 들어본다.

첫째, 혈액순환이 엉망이 된다.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이 온몸을 제대로 돌지 못하기 때문이다. 혈액은 요즘 세상으로 치면 우리 몸의 택배 기사 같은 존재다. 산소와 영양을 실어 나르고, 노폐물과 교환하고 수거해 간다. 만약, 택배 기사가 파업하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배송은 될리가 없고, 반품은 문밖에서 쌓여만 갈 것이다. 몸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무시하고 살아간다. 혈액순환이 안 되면 세포들은 산소와 영양 부족에 시달리며 항상성에 부하가 걸리고, 노폐물은 쌓여만 가며 결국, 세포 분열을 멈추고 죽어만 갈 것이다.

둘째, 만성 질환의 위험이 올라간다. 특히 고고당이라고 부르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3대 만성 질환"이다. 몸을 덜 움직이면 몸속에서 에너지를 제대로 태우지 못하고 지방으로 쌓인다. 혈관에 기름때가 끼고, 혈당 조절 능력도 떨어진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무서운 질병이다.

셋째, 근육과 뼈가 약해진다. 근육은 쓰지 않으면 저절로 빠진다. 더구나 나이듦에 따라 찾아오는 근감소증(Sarcopeni)은 거동을 어렵게 한다. 뼈도 마찬가지다. 움직여야 뼈가 튼튼해지고 골밀도가 좋아진다. 몸을 덜 움직이면 점점 약해지고 골다공증 같은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들어서도 활기찬 생활을 하려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꾸준한 신체활동은 친구같은 존재다.

오늘부터 움직이는 나로 변신해 보자! 움직임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 우리 몸은 움직이라고 만들어졌는데, 한편으로 현대 사회와 기술의 발달이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곳 저곳 아픈거고, 신박한 의술, 약을 찾아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신세가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오늘부터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볼까? 하는 마음을 먹고 실행하는게 중요하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러닝과 같은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시간을 늘려가보자. 적당한 피로감이 들면서 수면품질이 자연스레 좋아지는 혜택을 덤으로 누리게 되고, 즐거운 인생이 펼쳐 질 것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수면경제 전문가로 한국수면관리협회 회장,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중이다.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우수논문상,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을 기반으로 ‘황병일의 수면경제’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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