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한국수면관리협회]
[사진출처=한국수면관리협회]

[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우리는 하루를 ‘활동’으로 기억하지만, 진짜 회복은 ‘수면’에서 일어난다. 낮 동안의 업무, 인간관계, 스트레스, 운동은 모두 에너지를 ‘출금’하는 과정이다. 몸과 마음, 뇌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출금만 반복된다면 결국 잔고는 바닥난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금(수면)을 건너뛴다는 점이다.

수면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생리적 예금 행위다. 깊은 잠 속에서 세포가 재생되고,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정리하며, 면역 체계는 강화된다. 낮 동안 인출된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는 시간이다. 즉, 수면은 생리적 이자이자 정신적 배당금이다.

그러나 현대인은 출금에만 열심이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SNS를 통한 비교심리, 늦은 회식과 야근, 새벽의 투자 방송까지 본다. 잠을 줄이는 것이 마치 부지런함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그 ‘부지런함’은 질병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몸의 피로는 누적되고, 감정은 예민해지며, 집중력은 떨어진다. 마치 잔고가 바닥난 통장에서 부족한 돈을 대출이나 현금서비스로 돌려막는 것과 같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현재편향(Present Bias)이라 부른다. 사람은 장기적인 이익보다 눈앞의 성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늘 밤 일을 조금 더 하면 당장 성과가 늘 것 같지만, 그로 인한 내일의 손실은 과소평가한다. 즉, ‘지금 출금’의 쾌감이 ‘내일 예금’의 가치를 압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면 부족은 결국 대출과 이자처럼 불어나 건강 부채를 키운다.

당장의 한두 시간은 이익처럼 보이지만, 그 누적 손실은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면역력 약화로 되돌아온다. 수면경제의 핵심은 단순하다. 낮의 활동이 출금이라면, 밤의 수면은 예금이다.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에 따르는 이자를 수면으로 갚지 않고 이월하면 내일의 생산성은 떨어진다.

반대로 충분히 자면 뇌는 정리되고 감정은 안정되며, 결정의 질이 높아진다. 이것이 바로 수면의 복리 효과다. 잠은 돈이 들지 않는 최고의 예금이자 보험이다.

하루 7시간의 수면은 단기적 손실이 아니라 장기적 이득이다. 출금만 계속하는 인생은 결국 파산한다. 나에게 맞는 출금과 예금의 균형감각의 유지가 필요한 이유다. 오늘 밤 단 30분이라도 더 자는 것, 그것이 내일의 나를 위한 최고의 자동이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수면경제 전문가로 한국수면관리협회 회장,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사과정 중이다.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면이 자산이다' 슬립패시브인컴 SPI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우수논문상,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과 배움을 기반으로 ‘황병일의 수면경제’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행동경제학 기반의 수면자산 관리 및 조직 회복력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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