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한국수면관리협회
[사진출처=한국수면관리협회]

[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점심시간이 끝나도 엎드려 자고 있는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피곤하겠거니, 잠깐 쉬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30분이 지나도 깨어나지 않자 누군가 다가가 깨웠고, 그는 조용히 쓰러졌다.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사망 원인은 외상이 아닌 “수면부족에 따른 급성 심정지”로 추정됐다. 가족들도 충격에 빠졌다.

평소 건강했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고, 병원에도 잘 다니지 않았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유일한 사실은 단 하나, 최근 한 달간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근과 스트레스, 불안한 미래와 경쟁 압박 속에서 그는 잠을 줄이며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수면을 빚지다, 결국 생명을 잃게 된 안타까운 일이다.

수면부채는 단지 피곤이 누적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면을 빚지면 자칫 생명을 잃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대체 가능한 방법이 없고 마땅한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는다. 수면은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이자 회복의 시작점이다. 그 방패를 사용하지 않은 채 계속 외면하면, 언젠가 신체는 버티다가 한계에 이르러 멈추게 된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면역체계가 약해지고, 심박수가 불안정해지며, 뇌와 심장의 신호전달에 오류가 생기고 무너진다. 즉, 수면부족 → 면역 저하 → 부정맥, 심정지 위험 증가 → 돌연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를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부르는 이유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는 고장나고 있는 것이다. 수면부채는 티도 나지 않게 우리 몸을 서서히 붕괴시킨다.

당장 큰 병이 없어도, 수면이 부족하면 심혈관질환, 부정맥, 고혈압, 자살충동 등 수많은 위험요인이 높아진다. 자각 증상이 없는 뇌졸중과 심정지는 수면부족이 누적된 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면부채는 조용한 살인마가 될 수 있다.

특히, 30~40대는 건강에 자신감을 갖기 쉬운 시기지만, 오히려 가장 위험한 구간일 수 있다. 잠을 줄여서 얻게 되는 것이, 정말 생명을 걸 만큼 중요한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대답해보자.

수면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수면을 줄인 대가로 얻는 것들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보여주는 외형적인 경우가 많다. 그 대가는 생명의 영구적 손실로 이어질 수가 있다. 수면부채는 단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아니다. 바로 삶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엄청난 부채로 작용한다는 메세지를 받아드려야 하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 빚을 갚는 삶으로 전환하자. 잠을 자는 것은 걱정, 근심, 불안의 회피가 아니라, 견고해지는 치유와 회복이기 때문이다. 잠은 미룰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생존 조건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싶다면, 누구보다 잘 자야 한다.

수면은 생존이다. 생명을 담보로 잠을 줄일 가치가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가? 죽음을 부르는 수면부채, 오늘 밤부터 수면 빚을 갚고, 잠을 회복하라.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수면경제 전문가로 한국수면관리협회 회장,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박사과정 중이다.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면이 자산이다' 슬립패시브인컴 SPI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우수논문상,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6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과 배움을 기반으로 ‘황병일의 수면경제’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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